주체성을 회복하고 나의 숙제를 직접 풀어야 한다.
이런 것은 부모-자식 관계나 공부와 관련된 문제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현대 사회는 뭔가 착각하기 쉬운 구조를 만들어놓았다. 병이 들면 병원에 가서 돈을 주고 내 병을 해결해달라고 한다. 평소에 그 병을 만든 나의 생활습관, 정신적 문제는 어땠는지 돌아보고 고쳐야 병이 근본적으로 해결된다. 당장 증상만 잡는다고 해결되지 않으며 재발하게 된다. 병을 고쳐주는 사람은 의사가 아니라 환자 본인이다. 대부분의 질병이 정신적인 문제에서 시작된 것이며 병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라고 오는 것인데, 그것을 돈을 주고 남에게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넌센스이다.
무엇을 배우려면 그것을 가르치는 학원이나 센터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배움은 본래 자득(自得)하는 것이다. 더 깊게 들어간다면 배움에는 책도 필요하지 않으며 스스로의 영감 속에서 깨우쳐가야 하는 것이다. 무엇이든 남이 보여주는 것을 따라하고 배우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자기만의 방법으로 정리하고 체계를 세우며 새로운 것을 발견해 가야 발전이 있다. 그런 면에서는 학교 교육에 모든 것을 내맡기는 것이 인간의 영적인 측면에 얼마나 해로운지 알 수 있다. 학업이든 직업이든 모든 일은 나 자신의 주체성을 가지고 이루어져야 한다. 회사에 소속되어 하는 일도 자신의 의지와 분별력이 작용해야 하는 일이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어떤 한약을 먹고 어떤 피트니스센터에서 트레이닝을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세탁은 세탁소에 수선은 수선집에 맡기고 단추 하나 다는 것조차 스스로 하지 못한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돈을 주고 남에게 넘겨버리는 사회구조는 우리의 영혼의 진보에 적합하지 않다. 돈을 준다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될 때 사람들은 실망한다. '돈을 주었는데 왜 음식맛이 이러냐? 돈을 주었는데 왜 머리모양이 이러냐? 돈을 주었는데 왜 아이 성적이 이러냐?'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이 참 어리석다. 그런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하고 싶다. '그것은 당신의 복입니다. 또한 그럴 수도 있는 것이지요. 어디 한 번 직접 해보세요. 음식을 만드는 것 쉽지 않아요.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쉽지 않아요.' 남에게 맡긴다는 것은 결과를 보장할 수 없는 것이며 자기가 바라는 정확한 결과를 얻으려면 직접 해야 한다. 내 입맛에 딱 맞는 음식을 먹으려면 내가 요리를 배워서 개발해야 하고, 내 아이의 발전을 원한다면 아이에게 그만한 관심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 내가 해야 할 일을 남에게 위임하는 것은 회피이며 내가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영적인 문제를 겪는 집안에서 무당에게 돈을 주고 굿을 하거나 절에 돈을 주어 천도재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변해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며, 자기 마음의 부정적 생각들을 정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마음 닦는 일을 게을리 생각하고 남에게 돈을 주고 귀신을 떼어 달라거나 병을 낫게 해 달라고 하는 것은 안이한 생각이다. 내 삶의 주인공은 나이며 내 삶을 바꿀 사람은 바로 나이다. 나를 위로하고 도울 사람은 나이며 나를 사랑할 사람은 나이다. 내가 나를 사랑할 때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세상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이 말은 정말 큰 의미를 품고 있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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