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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이 아니라 정성이 필요하다.

관심없는 부모는 대개 돈으로 해결하려 하는 경우가 많다. 학원이나 과외를 많이 시키고, '돈을 줬으니 난 할 일을 다 했다.'라고 생각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아이 자신이 공부할 마음이 없으면 학원이든 과외든 아무 소용이 없다.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은 부모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었는데 그런 부분이 결여되어 있었다. 부모는 그저 생계를 위해 밖에 나가 돈을 버는 사람이라는 역할만 다 하면 된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 돈을 벌어왔고 학원비, 과외비를 주었으니 부모의 도리를 다 했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엄마 아빠의 역할은 어디로 간 것일까? 가끔 멋진 곳에 놀러 가거나 외식을 하면 되는 것일까?

문제는 자녀가 아니라 그 부모였고, 그 부모의 부모... 이렇게 계속 연결되는 문제였다. 몇 백년일지 몇 천 년일지 대를 이어 내려오는 자기사랑의 부족이었다. 자기사랑이 부족하니 자식도 남도 사랑하지 못한다. 겉으로 보기에 삶의 여러 의무와 책임을 다 하는 듯 보여도 내면이 비어 있었다. 절대적인 자기사랑과 자기믿음이 필요했다.

부모가 돈을 주고 자녀의 공부를 해결하려 하는 태도는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분업화가 되어서 교육을 교육기관에 맡기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공부는 인지능력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며 모두가 정서적인 기반 위에서 이루어진다. 인지적, 정서적, 신체적 능력을 기본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가정이고 부모이다.

아이의 정서 능력을 돌보려면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고 관심을 가져주어야 한다. 많이 웃고 기뻐하고 작은 일에도 칭찬하며 격려해주어야 한다. 부모와 자식 간에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은 정서적 측면만이 아니라 인지적인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자녀가 질문을 했을 때 귀찮다는 반응을 보이기보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아이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거나 자료를 찾아 보여주거나 체험을 시켜줄 수도 있다. 이런 경험과 지식들이 쌓여서 아이의 사고력을 발달시켜준다. '너는 학교에서 뭐 배웠니?'라는 말은 틀린 것이다. 아이의 모습의 70%는 가정에서 이루어진다.

아이의 신체 능력을 돌보려면 기본적으로 아이의 식사를 잘 챙겨주어야 한다. 식사가 부실한 것은 전 가족의 문제이므로 부모가 먼저 자신들의 식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개선해야 한다. 유아의 경우에 청바지 등 활동에 불편한 옷은 남의 눈에 예뻐보이기 위해 입히는 것 같다. 아이를 생각한다면 가급적 편한 옷을 입혀야 한다.

사람마다 기질과 성향이 다르므로 모든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활동을 즐거워하고 가만히 앉아 공부하는 일을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에게 억지로 공부하도록 하여 괴롭히기보다는 그 아이의 잘 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 분야를 개척할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이다. 다만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제도적으로나 의식적으로나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여 교육에 희생되는 아이들이 많다.